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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의 시작을 알리는 나폴레옹의 폭발

by joyjojo8977 2024. 6. 21.

 

나폴레옹은 프랑스의 군인이자 황제이며 개인으로서 세계사의 변혁을 이끌어낸 인물입니다. 그렇게 대단한 인물이 평정심을 잃고 감정이 폭발하여 정치적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몰락의 시작을 알리게 되는 사건을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궁정의 배신과 초조한 황제 나폴레옹

1809년 1월, 나폴레옹은 스페인 전쟁을 치르다 말고 서둘러 파리로 돌아갔습니다. 자신의 스파이 심복들에 따르면 외무장관 탈레랑이 경시총감 푸셰와 모반을 꾀했다는 소문이 진짜였기 때문입니다. 충격을 받은 황제는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장관들을 궁정으로 불러들였습니다. 그는 장관들이 도착하자 곧바로 회의를 열고 초조한 사람처럼 방 안을 이리저리 서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반역자들이 자신에 대항해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이야기를 두서없이 늘어놓았습니다. 투기꾼들은 주식시장을 폭락시키고 있으며, 입법자들은 자신의 정책을 지연시키고 있으며, 자기 밑의 장관들은 몰래 자신을 해하려 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폭발한 나폴레왕과 침착한 탈레랑

나폴레옹이 이야기하는 동안 탈레랑은 무관심한 얼굴로 벽난로 선반에 기대어 있었습니다. 나폴레옹은 탈레랑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장관들이 마음속에 의심을 품는 순간 반역은 시작되는 거요." 황제는 '반역'이란 말에 탈레랑이 겁을 먹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탈레랑은 지루하다는 듯 미소를 지을 뿐이었습니다. 반역죄로 목이 달아날 판인데도 장관이 전혀 동요하지 않자 나폴레옹은 약이 올랐습니다. 그래서 장관 중에 자신이 죽길 바라는 사람이 있다고 말하면서 탈레랑에게 한 발 가까이 다가섰습니다. 탈레랑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황제를 마주 보았습니다. 마침내 황제는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그는 탈레랑의 얼굴에 대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이 겁쟁이에 믿음이라곤 추호도 없는 자 같으니. 당신이 신성하게 여기는 건 하나도 없지. 자기 아버지도 팔아버릴 작자 같으니라고! 내가 재물을 그렇게나 많이 주었는데 이제 나를 해치려 들다니." 나머지 장관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유럽 대부분을 정복한 두려움 모르는 장군이 그토록 이성을 잃은 모습은 처음 보았기 때문입니다. "유리처럼 박살이 나도 싸." 나폴레옹은 발을 구르며 말을 이었습니다. "내겐 그럴 만한 힘이 충분히 있어. 하지만 당신에겐 그렇게 하는 것도 아까워. 튈르리 궁전에서 참수시켰어야 하는 건데. 하지만 시간은 아직도 얼마든지 있어." 씩씩대며 고함을 지르는 나폴레옹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고 눈은 튀어나올 것만 같았습니다." 당신은 비단 양말만 신었지 머저리나 다름없어. 자네 아낸 또 어떻고? 상 카를로가 자네 아내의 애인이란 얘긴 나한테 안 했지?" "폐하, 그건 폐하께나 저에게나 전혀 중요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탈레랑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당황한 기색이 전혀 없었습니다. 나폴레옹은 몇 번의 모욕을 더 주더니 회의실을 나갔습니다. 탈레랑은 절름거리는 특유의 발걸음으로 천천히 방을 가로질렀습니다. 하인이 외투를 입혀줄 때 그가 동료 장관들을 보고 말했습니다. "여러분, 정말 가엾지 않소. 그렇게 위대하다는 사람이 매너는 저렇게 형편없다니." 

 

종말의 시작 

나폴레옹은 외무장관을 체포하지 않았습니다. 그를 해임시키고 궁정에서 축출하는 것에 그쳤습니다. 탈레랑 같은 사람에겐 모욕을 주는 게 가장 큰 응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나폴레옹이 탈레랑을 오래도록 몰아세웠다는 소문이 금세 퍼졌습니다. 당시 황제는 완전히 이성을 잃었지만, 탈레랑은 평정과 위엄을 잃지 않고 오히려 황제에게 굴욕을 주었다는 식으로 소문이 났습니다. 그 일로 사람들은 나폴레옹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탈레랑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종말의 시작이었다." 정말로 그때가 종말의 시작이었습니다. 워털루 전쟁은 그로부터 6년 뒤의 일이지만 나폴레옹은 서서히 몰락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1812년의 러시아 침공은 대재앙이나 다름없었습니다. 탈레랑은 황제의 몰락을 처음으로 감지한 사람이었습니다. 특히 스페인과의 내전은 황제가 이미 분별력을 잃었다는 증거였습니다. 그리고 1808년에 외무장관은 향후 유럽의 평화를 위해선 나폴레옹이 사라져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푸셰와 결탁해 음모를 꾸몄던 것입니다.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폭발한 나폴레옹은 그로 인해 대중적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고 몰락의 길을 걷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나폴레옹처럼 평정심을 잃고 폭발한다면 판단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 또한 노발대발한다고 사람들이 겁먹거나 충성심을 갖지는 않습니다. 권력에 의구심과 불안감만 가지게 될 뿐입니다. 이런 식의 감정폭발은 약점을 드러내 몰락을 재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